자기계발은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사람
요즘 저는 자기계발이 참 피곤하다고 느껴요. 남들만큼, 혹은 남들보다 더 잘난 사람으로 평가받기 위해 끊임없이 쌓고 증명하고 경쟁해야 하는 그 방향이 지금 제게는 맞지 않아요.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는 늘 제 부족한 지점들에 초점을 맞추게 되거든요. 뭐가 모자란지, 어디가 뒤처졌는지를 먼저 보게 되고, 그렇게 저 자신을 자꾸 고쳐야 할 대상으로만 느끼게 돼요. 그런데 요즘 저는 그냥 제 마음에 들게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부족하다는 느낌보다 이미 충분하다는 감각이 훨씬 커졌어요.
지금 저는 누군가에게 보여줄 명확한 명함도 없고, 객관적인 스펙도 별로 없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고, 그걸 실제로 하나하나 해가고 있어요. 저는 인생이 공허하거나 기댈 곳 없이 지친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삶의 의미를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자기이해를 위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고, 감정과 사고를 정리할 수 있는 글쓰기 어플을 개발하고 있어요.
또, 건강한 자기인식을 바탕으로 말하기를 연습하는 어플도 만들고 있어요. 이 일들이 꼭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저는 이 일을 하며 제가 괜찮다고 느껴요.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좋은 직함을 얻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요즘이 꽤 좋아요!
물론 이 일로 돈도 많이 벌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 나이에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준에 초조해하고 싶진 않아요. 대신 저는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일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해요. 억지로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어요. 헬스를 하고, 낮에 산책을 하고, 수영을 하고, 음악을 듣는 시간들이 저를 채워줘요. 통장 잔고 숫자는 크지 않지만, 마음 안에는 이상하게도 여유가 있어요. 아침 아홉시에 알람 없이 느긋하게 일어나는 지금의 저는 자기계발과는 거리가 퍽 멀지만! 자기이해와 자기돌봄을 하며 충만하게 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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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멈추면 안 될 것처럼 느낄까요?
요즘은 가만히 있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시대인 것 같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금세 불안해지고, 남들보다 한 발 느려 보이면 곧바로 조급해지곤 하죠. 저는 그 불안의 정체가 비교에 있다고 느껴요.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는다면 내가 지금 충분한지 아닌지조차 판단할 일이 없을 텐데, 우리는 너무 자주, 너무 자동적으로 비교하게 되죠. SNS 피드 속의 누군가는 부지런히 자기계발을 하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커리어에서 무언가를 이루고 있어요. 그걸 보는 순간, 멈추고 있는 나는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고, 더 나은 나를 향해 당장 움직여야 할 것 같아져요.
에리히 프롬은 인간을 ‘존재하는 인간’과 ‘소유하는 인간’으로 나눠 설명했어요. 존재 중심의 삶은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인가’에 머물지만, 소유 중심의 삶은 ‘나는 무엇을 이루었고 어떤 조건을 가졌는가’에 초점을 맞춰요. 우리는 지금 ‘더 나은 나’라는 이름 아래 끊임없이 뭔가를 성취하고, 소유하고, 증명하려는 쪽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아무리 많은 걸 이루어도 지금의 나는 늘 부족한 존재처럼 느껴져요. 무언가가 되기 전에는 존재로서의 만족을 허락하지 않는 상태죠.
이런 사회 속에서는 ‘그냥 괜찮은 나’로 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져요. 꾸준히 무엇인가를 향해 가고 있어야 하고, 발전의 증거를 보여줘야만 그 삶이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저는 요즘,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의욕보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다는 생각을 더 자주 해요. 그것이 성장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를 돌보고, 스스로에게 다정하고,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일.
저는 그걸 ‘성장’이라는 말의 다른 정의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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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은 실천
오늘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지금의 나는 내 마음에 드나?”,
“무언가를 더 이루지 않아도, 지금 이 모습으로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나?”
자기계발은 늘 부족한 지점에 초점을 맞추지만, 자기돌봄은 지금 여기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이에요. 오늘 하루는 나의 성취가 아니라, 나의 상태를 돌보는 일에 집중해보세요.
‘요즘 마음에 드는 나의 모습’을 적어보는 것도 좋아요. 최근에 한 말, 나만의 리듬을 지킨 하루, 좋아하는 사람에게 건넨 다정한 태도, 스스로를 돌본 방식 같은 것들요. 그건 남들에게 내세울 스펙이 아니지만, 나를 나답게 만드는 구체적인 흔적들이에요. 그걸 바라보고 “충분하다”고 말해보는 연습, 그 자체가 자기돌봄이고 자기확신의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무언가가 되어야만 나를 인정하려 들지만, 사실 가장 단단한 감각은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태도에서 시작돼요. 오늘은 조금 더 다정하게, 지금의 나와 함께 있어보세요. 더 나은 나를 위해 애쓰기보다, 이미 괜찮은 나에게 따뜻해지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요.
이미 괜찮은 정도를 넘어 너무 멋진
킹갓제네럴 래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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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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