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생은 유일하고 전부이니까 ✉️일상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편지, 래나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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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단 한번의 삶
저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좋아해요. 같은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좋을 만큼,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붙들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작은 선택 하나도 허투루 하기 어렵고, 오늘 하루를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게 돼요. 사실 우리는 흔히 ‘킬링타임’이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지만, 저는 그 말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져요. 시간을 죽인다는 말 자체가 삶을 무심히 흘려보내는 느낌이랄까. 시간은 생명이고, 감정이고, 기회이기도 한데, 그걸 ‘죽인다’고 표현하는 게 낯설어요. 저는 오히려 시간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건강하게, 평온하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저는 조금 일찍 알게 됐어요. 어릴 때 아빠가 많이 아프셨고, 그 이후 저 자신도 힘든 시기를 오래 지나왔거든요. 그래서 ‘잘 지낸다’는 말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걸 알게 됐고, 지금처럼 일상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게 절대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자주 떠올려요. 아프지 않고, 웃을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말들을 나눌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 되면서, 저는 삶을 더 애틋하게 살아가게 된 것 같아요.
어떤 삶을 살고 싶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저는 단 한번뿐인 인생을, 마치 매일이 반복될 것처럼 진심으로 살아내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이건 그냥 흘려보내면 안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는 거죠. 그러면서 사실은 오늘은 오늘만 주어지는 유일한 거죠. 그러니,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단 한 번뿐인 삶을 위해 저는 오늘을 더 진하게 느끼려 해요. 내가 먹는 음식, 듣는 음악, 나누는 말, 일하고 쉬는 시간 모두를 그냥 ‘지나가는 일’로만 여기지 않으려고요. 그렇게 살다 보니, 내 삶은 조금 더 밀도 있게 채워지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더 진심으로 대하게 돼요. 그리고 그만큼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는 걸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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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을 살 것인가
‘영원회귀’는 니체가 우리 삶에 던진 극단적인 질문이었어요. 만약 지금 이 삶이 수없이 반복된다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는 거죠. 그건 결국 삶의 순간순간을 어떤 태도로 살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해요. 니체는 그 대답을 “예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괴로웠던 날조차, 그 안에 의미와 감각이 있었다면 다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야 진짜 삶을 살고 있는 거라고요.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지금 어떤 태도로 하루를 통과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돼요.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해요. 인간은 먼저 던져진 존재이고, 의미는 나중에 만들어가는 거라고요. 사르트르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고 말했죠. 누가 대신 정해준 삶이 아니라, 내가 살아낸 방식을 통해 나의 의미를 구성해나가야 한다는 거예요. 카뮈는 말했어요. 삶은 부조리하지만, 그 안에서도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요. 반복되는 일상과 허무 속에서도 ‘반항’하는 존재가 인간이라고요. 이런 말들이 저는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일상적이고 당연해보이는, 평범해 보이는 하루조차,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내면 의미가 있다고 느끼게 해줬거든요.
이런 철학자들의 사유를 듣고 나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뀌어요. 성취와 속도보다, ‘내가 왜 이 시간을 이렇게 쓰고 있는가’를 자주 묻게 돼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어떤 감각을 매일 반복하고 싶은가, 어떤 순간이 다시 돌아와도 좋다고 느낄 수 있을까. 저는 요즘 그런 질문들을 품고 하루를 살아가요. 반복되어도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서, 오늘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나답게 쓰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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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은 실천
혼자 사색하는 것도 좋지만, 한번쯤은 누군가와 함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늘 바쁘게 살지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 앞에선 자주 멈추게 돼요. 그런 질문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시간 자체가 의미 있는 성찰이 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작은 독서모임을 열어요. 김영하의 『단 한번의 삶』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각자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예요.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제가 가볍게 주제를 이끌고, 와인이나 음료도 1인 1잔 제공되어요. 국어교사 출신이자 작가인 제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이니 신뢰가 가시죠! :)
정답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들어보고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만약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구독자님을 만나고 싶어요! 함께 이야기 나눠요.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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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y-fine-daily.notion.site/1fa9f27d44d280e29bdcea7260f73e86
짧은 자극거리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시간을 써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래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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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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